아름다운 황혼..

길지 않은 펜션지기 경험속에

그간 참 많은 손님들을 맞이하고 배웅했습니다.



좋은 시간 보내시려 먼길 찾아주신 분들이시지만

한 곳에서 바라보니 참 많이 다양하셔요^^

(딱 생각나는 예 : 메르스가 한창이던 주말, 돌연 예약 취소하신 객실로

메르스 피난오신 가족이 묶으셨다는.. ^^;;;)



지난 주 묶으셨던 두 어르신 부부가 계신데...

오래오래 좋은 느낌으로, 배움으로 기억될 것 같아 글을 남겨봅니다.



80이 다 되었다고, 예약하실 때부터 푸근하고 넉넉하게 이것저것 물으시던 손님.

두 달 전 쯤 예약하시곤

한 달 전 쯤 예약 확인 전화를...

오시기 일주일전 단풍이 얼마나 들었냐고,

출발 2일전 네비에 주소 찾기가 잘 안된다고...

참... 꼼꼼하고 준비가 단단하신 어르신이구나.. 하고 잠시 긴장했더랬지요^^



근데 오시던 날

차에서 딱 내리시면서 뵌 네 분의 인상이 너무나 온화하고 푸근했고,

단풍 구경 너~~무 잘했어요.

이렇게 좋은데 방을 잡아 참 다행이네요.

한 말씀씩 인사를 해주시는데

너무너무 황홀, 기분 환해지는 순간이었답니다.

서울서 긴 시간 혼자 운전을 하고 오셨다는 어르신을 배려해

두시가 넘은 시간인데 좀 쉬었다 가자는 두 분 할머님의 만류를 뿌리치시고

시장한데 어서 가야지, 난 괜찮아요, 여기 어디가 맛있는 집이지요?

물으시던 예약자 어르신...

피곤하신게 확실한데 같이 여행오신 일행분들을 위해

그냥 바로 운전대를 잡으시더라구요.

와......

서로서로 챙겨주시고, 이 시간을 소중하게 즐기시는 분위기가 확 느껴지는 순간.

2박을 하시면서 정선 구석구석 여유롭게 구경 잘 하고 가셨다 전화까지 주시고

저희 사장님께서두 완전 감동 받으셔서

아침은 빵이나 먹고 말지 머... 하시는 소리를 얼핏 듣고

막 닭장에서 꺼낸 유정란 네 알과 식용유 병을 들고

계란 후라이라도 같이드세요~~ 했다는 ^^

( 그 계란 드시구 들어오시는 길에 빵을 사다주셨는데

저희 사장님 말씀이.... 파리바게뜨 봉툰데 이렇게 맛있는 빵 처음이야.

다시 사러갔더니 없던데? 먼 빵이지??? ㅋㅋ)



저희 부부도...

노년엔 꼭 그렇게 살았으면 좋겠단 생각을 같이 했네요.

오래오래 건강하시고

그 온유함, 푸근함, 따스함

많이많이 전파해주시길 바랍니다~~ *^^*